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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윤 기자의 Job story

“논리력, 창의력, 한국사… 공채 ‘필기 전형’, 특징 파악해 미리 준비하세요”

국내 주요 기업 2016 하반기 공채 필기 전형 소개

9월이 서류 접수의 달이라면 10월은 입사 시험의 달입니다. 삼성은 16일, SK는 23일에 필기시험을 시행합니다. 올해는 특히 10월 22일에 시험이 몰렸습니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주요 정부·공공기관들의 입사 시험, 이른바 ‘A매치’도 22일입니다. 전문가들은 필기시험 대비 전략으로 “지원하는 기업의 문제유형을 익힌 후 주어진 시간 내에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실전 모의고사를 많이 풀어볼 것”을 당부합니다. 또한, 지원하는 기업의 블로그와 홈페이지 등을 미리 살펴 최신 동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필기시험 특징과 주의할 점을 소개합니다.


▲2016년 하반기 취업 준비생들이 서점에서 기업 인·적성 시험 관련 서적을 보고 있다.



삼성 GSAT 단순 암기형보다 ‘추리’, ‘종합적 사고력’ 문제 늘어
사고력 평가하는 현대 HMAT ‘역사 에세이

삼성 직무적성검사(이하 GSAT)는 5개 영역(언어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 무상식) 16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험 시간은 오전 9시 20분부터 11시 40분까지 쉬는 시간 없이 140분이며 SW 직군은 GSAT 대신 코딩테스트로 평가합니다. GSAT는 단순 암기형보다 추리와 종합적 사고력이 필요한 문항이 더 느는 추세입니다.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은 단연 ‘상식’입니다. 삼성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경영, 경제, 과학, 공학, 한국사, 세계사를 비중 있게 출제하고 있습니다. 모두 오지선다형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인·적성검사(이하 HMAT)는 인성검사(112문항, 60분)와 5개 영역 적성검사(언어이해, 논리판단, 자료 해석, 정보 추론, 도식 이해)로 나뉩니다. 인성검사로는 성격유형을 측정하여 지원자가 회사 직무에 적합한 잠재역량을 지녔는지를 파악하며 적성검사로는 제시된 문서의 구조와 논리이해력, 자료 해석과 추론 능력을 측정하여 업무수행에 필요한 직무 능력을 검증합니다.

HMAT의 가장 큰 특징은 ‘역사 에세이(30분)’가 있다는 것입니다. 역사 에세이는 단순히 지식을 평가하는 시험이 아니라 지원자의 사고력을 파악하기 위한 시험이라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 이뿐만 아니라 HMAT는 오전 7시 40분에 입실을 시작하여 오후 2시가 되어야 끝나므로 현대자동차그룹 지원자라면 ‘튼튼한 체력’도 필요합니다. 매번 부정행위로 평균 20%가 탈락한다고 하네요. 따라서 감독관의 지시를 충실히 따르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대 3개’, 인·적성검사도 중복되는 LG
SK SKCT, 언어는 ‘속독’, 수리는 ‘응용력’이 관건


LG 인·적성검사는 서울, 대전, 부산, 광주 등에서 시행됩니다. 시험 시간은 190분으로 인성검사 342문항, 적성검사 125문항입니다. 여기에 LG전자, LG CNS 등 연구개발(R&D) 분야의 소프트웨어(SW), 하드웨어(HW), 기구직은 추가로 지필 시험을 치릅니다. LG그룹은 최대 3개 계열사까지 지원할 수 있기에 서류전형에서 3곳 모두 합격했다면 인·적성검사 결과도 중복으로 적용된다는 점이 특징이죠. 가령,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3곳 서류전형을 모두 통과한 후 인·적성검사를 치렀다면 LG 전자, LG화학에 떨어져도 LG이노텍에 합격할 수 있다는 겁니다.

SK의 종합적성검사인 SKCT는 360문항의 심층역량(인성평가)과 100문항의 실행·인지역량, 역사 문제로 구성됩니다. 실행역량은 근무 시 겪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한 판단력을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인지역량은 언어, 수리, 직무역량 영역으로 나뉩니다. 언어의 경우 난도(難度)가 높지는 않지만, 장문의 지문이 나오기 때문에 속독에 신경 써야 하며 수리 영역은 단순히 공식만 외우지 말고 응용력을 쌓아야 풀 수 있습니다. 또 M(경영), P(생산), R(연구개발), SW(소프트웨어), C(건설)로 나뉘는 직무역량은 자신이 지원한 분야 쪽으로 문제가 나온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롯데·금호아시아나·GS샵 “일정 기준 이상이면 모두 합격”
한국사·한자·창의력 테스트 등 기업, 직무 따라 평가도 다양

롯데의 적성검사 L-Tab은 면접 당일 오전에 치릅니다. 인성검사는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미리 보죠. 135문항을 145분 동안 풀어야 하며 인문계와 이공계의 문제 영역은 약간 다릅니다. 롯데는 면접을 더 중시하기에 적성검사에서 일정 기준 이상이 되면 모두 합격시키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 부산, 광주 등 지방까지 고사장을 확대한 CJ는 100분간 인·적성검사를 시행합니다. CJ 관계자는 “지원자들은 영어, 중국어, 한국어 3가지 언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정확하게 많이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삼성, 현대자동차그룹 등 다른 인사담당자들도 “오답률을 체크하기 때문에 모르는 문제는 찍지 말아라”고 합니다.

2014년부터 GS그룹은 전 계열사에서 한국사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GS칼텍스와 GS에너지는 필기시험에서, 다른 기업에서는 면접을 통해 역사관을 검증하죠. 한국사 시험은 모두 30문항으로 난이도는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2~3급 수준이라고 합니다. 100점 만점에 50점 이상이면 합격입니다. 특히 15문항은 회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핵심문제 200문항 중에서 출제된다고 하네요. GS샵은 언어·수리·인성검사를 두 시간에 걸쳐 평가합니다. 인사팀에서는 “일정 기준 이하만 탈락시키는 방식이기에 너무 부담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인·적성검사에 한자시험이 있습니다. 객관식 50문항을 40분간 풀어야 하며 난이도는 한자능력검정시험 3급 수준입니다. 인사팀 관계자는 “적성검사 탈락률은 낮다”고 전하더군요. 올해는 서울 잠실중학교에서 시험이 있을 예정입니다.

아모레퍼시픽 필기시험에는 한국사와 창의력 평가도 있습니다. 창의력은 제시된 그림이나 주어진 문장에 대해 지원자가 상상력을 발휘하여 자기 생각을 기술하는 문제입니다. 광고회사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창의력 시험인 인사이트 테스트를 치릅니다. ‘엘리베이터 두 줄 서기 캠페인 아이디어’ ‘프로야구 개막식 시구 누구로 하면 좋을까?’ 등 정답 없는 문제로 모두 주관식입니다. 제일기획의 광고직 GSAT도 창의 발상력, 분석 기획력, 표현력, 상식 4개 영역으로 일반직 GSAT와 다르게 출제됩니다.

각 기업의 특징, 주의사항 등을 미리 확인하고 올 하반기 필기시험도 열심히 준비하셔서 꼭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글 공태윤 기자(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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