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보기

#It's new

이제 농사도 ‘스마트폰’으로! 新 농업을 이끄는 전문가

스마트팜구축가 서범석(한국온실작물연구소 대표)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됐다. 산업 전반에 빅데이터, 모바일, 클라우딩, 사물 인터넷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농업도 예외는 아니다. ICT 융•복합기술을 활용하는 이른바 ‘스마트팜’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국내에 있는 스마트팜은 1,000여 개. 전체 농가 수와 비교하면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정부와 스마트팜구축가들의 노력으로 생산성, 품질향상, 비용 절감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어 전망이 밝다. 스마트팜구축가로 활동 중인 서범석 대표를 만나 국내 스마트팜의 현황과 전망을 들어봤다.



농업과 정보기술의 만남
비용 절감, 생산•품질 향상, 수확량 예측

기존 농가와 스마트팜은 어떻게 다를까? 차이의 핵심은 ICT 융•복합기술에 있다. ICT는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과 ‘통신기술(communication technology)’의 합성어로 정보기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하여 정보를 수집, 생산, 가공, 보존, 전달하는 모든 방법을 의미한다. 또한, 융•복합기술은 다른 업종의 두 중소기업이 서로 다른 경영방식과 기술 등을 결합하여 신기술과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사업화 능력을 높이는 활동이다. 즉, ICT 융•복합기술은 사업화 능력을 높이기 위해 결합한 정보통신 기술이라 간략히 정의할 수 있다.

“과거에도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화 시스템은 있었어요. 그런데 로컬 단위가 대다수였죠. 하지만 스마트팜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되니 더욱 광역화되었고, 언제든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과거에는 첨단 유리 온실만 그런 시스템이 가능했다면, 스마트팜은 작은 온실은 물론이고, 일반 노지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다릅니다.”

기계화된 농가가 PC 기반이라면 스마트팜은 스마트폰 기반이다. 과거 우리가 컴퓨터에서만 메일을 확인하고 영화를 보다가 이제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농가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스마트폰에 설치하여 더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팜은 규모에 구애를 받지 않아서 대규모 농가는 물론이고 귀농한 사람들이 운영하는 작은 농가에도 적용할 수 있다.

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보완한다면 품질과 생산성 향상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2014~2016년까지스마트팜 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생산성과 품질이 각각 30%, 40% 향상했고 비용은 20% 절감되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한국 농가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데 이를 일일이 파악하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만약 스마트팜이 보급된다면 기상환경, 작물의 생육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습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수확량 등 미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구하는 등 의사결정도 할 수 있고요. 이런 효과가 나타나니 수요도 늘고 정부에서도 스마트팜 보급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시설 점검, 설계, 사후관리까지, 스마트팜구축가의 일

스마트팜구축가는 시설원예, 첨단온실 등 원예분야 농업인이 스마트팜을 설치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정부에서 선정한 대상 농가 명단을 받으면 해당 농가로 찾아가 시설 보유 수준, 요구 조건, 농장주의 마인드 등을 기준으로 적격 여부를 검토한다. 적격 여부가 결정되면 설계도를 그리고 스마트팜화를 진행한다. 3단계로 구성된 스마트팜 컨설팅은 농식품부에서 100% 보조하는데 서범석 대표는 이때 필요한 각종 컨설팅 및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국내 스마트팜은 전 세계 스마트팜 성장 추세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가파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 스마트팜은 전체 농가 면적의 1%에 미치지 못한다. 또한, 국내 스마트팜 기자재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서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에 수출하기 좋다.국내외 스마트팜 시장의 전망이 밝다는 뜻이다. 스마트팜구축가로 일하려면 어떤 자격이 필요할까? 본래 농업을 전공한 서범석 대표는 1992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서 연구원 생활을 거치고 꾸준히 농업 교육, 컨설팅 사업을 하다 10여 년 전 지식경제부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스마트팜생장환경 관리시스템을 연구한 것이 계기가 되어 본격 스마트팜구축 사업에 뛰어들었다.

“정보통신 전문가와 농업 전문가가 2인 1조로 농업 현장에 찾아가면 정보통신 전문가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정보통신 기술을 받아들이는 농업인이 드물기 때문이죠. 그래서 농가를 지원할 수 있는 농업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지금은 거점지원센터나 민간 연구 기관 등 전문 단체들이 많아져서 가능해졌죠.”

스마트팜구축가의 자격 기준은 아직 체계화되지 않았지만, 농과대학이나 정보대학을 졸업하고 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사람이나 컨설팅 경험이 있는 사람이 주요 대상이다.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과정도 있습니다. 강릉 KIST분원, 농촌진흥청 농공학부, 함안 시설원예연구소 등 테스트베드를 방문해서 교육을 받으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일에 뛰어들기 전에 스마트팜의 명암을 숙지하고 성공 사례와 실패사례도 검토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목표와 범위를 정하고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