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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윤 기자의 Job Story

아듀, 2016! 취업 시장엔 무슨 일 있었나

국내 취업 시장 10대 뉴스

안팎으로 시끄러웠던 2016년이 저물어갑니다. 철강 구조조정, 해운업 추락, 김영란법 시행,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등 대내외 경제변수는 2016년 국내 채용시장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수주절벽을 맞은 조선업은 채용절벽을 낳았고, 대기업들은 채용규모를 줄이고 수시 채용 비중을 확대했습니다. 핀테크(금융+기술)와 모바일 뱅킹 확산으로 경영환경이 악화한 은행권에서도 채용 횟수를 하반기 1회로 줄였습니다. 2017년 채용시장은 혼란한 국내 정세로 인해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취업 전문가들은 “대기업에만 목숨걸지 말고 일단 취업을 하여 자신의 경쟁력을 쌓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올해를 뜨겁게 달군 취업시장을 10대 뉴스로 정리해 봤습니다.

글 |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1. 깐깐해진 자기소개서 항목
“하루(1일)’의 자유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고 그 이유는?”(KB국민은행) “가장 어려웠던 경험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행동, 생각, 결과를 구체적으로 쓸 것”.(SK) 기업들의 자기소개서 항목이 더욱 깐깐해졌습니다. 과거 자소서 문항들이 성장배경, 가족사항, 성격 등 지원자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지원자의 경험과 가치관을 묻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2. 공채 줄이고 수시 채용 늘리는 대기업들
지난봄 LG생활건강은 홍보 SNS분야 채용공고를 냈습니다. 공채가 아닌 수시채용이었는데요. LG생활건강뿐만 아니라 SK, 현대차 등 주요기업에서도 수시 채용을 진행했습니다. 반면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롯데, CJ 등 몇몇 대기업을 제외한 다른 기업에서는 아예 상반기 공채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경기악화와 정년연장 때문인데요. 앞으로도 기업에서는 공채보다는 수시 채용, 경력직 채용을 선호할 것으로 보입니다.

3. 핀테크, 모바일 금융 영향에 은행들 연1회 채용
올 상반기 대졸자 공채를 진행한 은행은 신한은행이 유일했습니다. 하반기에는 국민은행(300명), 우리은행(150명), 신한은행(200명), 기업은행(180명), KEB하나은행(200명), 농협은행(140명)이 채용을 진행했는데요. 상•하반기 200~300명씩 채용하던 수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줄어든 셈이죠. 모바일뱅킹이 확산하면서 은행에서 영업점을 줄이고, 예대마진 또한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탓입니다. 게다가 핀테크 스타트업이 등장하면서 은행고유의 업무였던 송금분야에서도 자리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4. 현대글로비스, GS SHOP 사옥초청 설명회...기업들 “채용도 마케팅”
기업들의 인재채용 마케팅이 활발한 한해였습니다. 현대건설은 지원자들을 회사의 모델하우스로 초청했고, 현대글로비스는 서울 강남구 사옥을 지원자들에게 처음으로 오픈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GS SHOP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취준생 초청 채용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이밖에 팟 캐스트방식으로 진행된 기아자동차의 채용설명회 ‘SECRET K EXCLUSIVE’와 E1의 온라인 채용설명회 등이 취업 준비생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5. 현대모비스 ‘SW탤런트’, ‘세컨드 챌린지’ 포스코 ‘계열별 채용’ 등 채용 전형 다양화
채용 방식도 다양해졌습니다. 삼성은 서류단계에서 직무적합성을, 면접에서는 창의성을 평가했습니다. 현대차는 면접 필수 요소로 영어인터뷰를 진행하고, 기아차는 글로벌인턴을 별도로 채용해 글로벌화에 대비했습니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SW탤런트와 세컨드 챌린지를 통해 SW전문인재를 채용하고 경력자들에게 재도전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6. 김영란법 시행! ‘주말 면접’, ‘야간 면접’…달라진 풍경
KT에서는 올 하반기 채용 때 주말 면접을 시행했습니다. 김영란법으로 인해 수업을 빠질 수 없는 구직자를 위한 배려였죠. 현대카드는 구직자들의 편의를 위해 야간면접을 시행하고 지원자들이 면접일을 선택할수 있도록 했습니다.이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기업은행, 신한은행, NS홈쇼핑 등 은행권을 비롯한 일부 기업에서는 김영란법 취지에 맞춰 입사일을 늦추기도 했습니다.

7. ‘정장 입지 마세요’ 면접 복장 자율화 바람
‘미용실 가지마세요, 불필요한 돈 쓰지 마세요, 정장입고 오지 마세요, 평소 모습이 보고 싶어요’ 신한은행에서 하반기 공채 수험자들에게 보낸 안내 메일 중 일부입니다. 2016년 취업 시장에는 이른바 ‘탈(脫)정장화 바람’이 불었습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도 자율 복장 면접을 시행했고, 자율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광고회사에서는 2011년부터 정장 착용을 금지해 왔습니다.

8. ‘4차 산업혁명’, 입사 시험 단골 문제로 등장
‘4차산업 혁명이 가져올 변화와 도전에 대해 논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설명하시오.’ 올해 한국은행 논술 시험에 나온 문제입니다. 산업은행은 논술 시험에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의 4차 산업혁명 예문을 제시하고, 핀테크 발전과 금융산업의 발전방향에 관해 서술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올해 입사 주제는 세계적으로 화두였던 ‘4차 산업혁명’이었습니다.

9. 막힌 국내취업에 일본취업으로 눈 돌려
일본기업으로 눈을 돌린 구직자들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 취업하는 한국인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외국인 고용상황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일본에서 고용된 한국인의 수는 4만1천461명으로 2014년 10월 말(3만7천262명) 보다 약 11.3% 증가했습니다. 야마시다 히로키 일본 마이나비 한국지사장은 “한국의 20대 취업준비생들은 경험과 스펙이 뛰어나 다른 나라 학생보다 훨씬 준비되어 있어 일본기업들이 선호하는 인재다.”면서 “일본과 가까운 한국인들의 일본기업 문화 적응력이 뛰어나다”고 말했습니다.

10. 티슈인턴, 금턴, 흙턴, 자소서포비아...고달픈 20대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다양한 신조어가 생겼습니다. 기업 대부분이 정규직 채용을 꺼리는 상황에서 생긴 용어입니다. 정규직 채용이 안되어 휴지처럼 버려졌다는 의미의 ‘티슈인턴’, 인턴만 반복하고 입사가 안되는 ‘호모인턴스’, 빽이 없으면 갈 수 없다는 ‘금턴’ 등 고달픈 20대 젊은이들의 자화상을 담은 신조어가 올해 취업 시장을 장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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