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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1천만 시대! 다양한 진로가 열린다

반려동물행동교정사 정광일 (서정대학교 애완동물과 겸임교수)

바야흐로 반려동물 1천만 시대다. 몇 집 건너 한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관련 직업도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의 문제를 진단하고, 교정하는 이른바 반려동물행동교정사도 그중 하나다. 반려동물행동교정사는 어떤 직업이며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는지 알기 위해 반려동물행동교정사 정광일 교수를 만났다.


“반려동물행동교정사의 역할은 애견훈련사 과정의 일부”

2015년 1조 4천억 원이었던 반려동물 시장의 규모가 2020년이 되면 6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반려동물전문가들은 예측한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에 지출하는 비용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각종 대중매체를 통해서 반려동물의 심리를 살펴 행동을 교정하는 전문가의 역할이 중시되는 것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맥을 같이한다.

충분히 애정을 쏟고 돌봐도 이따금 알 수 없는 행동을 보이는 반려동물을 어떻게 훈련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반려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려동물행동교정사를 찾지는 않는다. 몰리는 관심과 비교해 실제로 반려동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전문 인력도 부족하고 행동 교정의 필요성을 느끼는 정도도 미미하기 때문이다. 정광일 교수는 “반려동물행동교정사의 역할은 애견훈련사 과정의 일부”라고 말한다.

“애견훈련사는 반려견의 교육, 훈련, 번식 등 반려견에 관한 전반적인 커리큘럼을 다룹니다. 쉽게 말하면 대학에 진학하는 데 필요한 국어, 영어, 수학 등의 필수 과목을 모두 이수하는 셈이죠. 이 비유에 대입하면, 반려동물행동교정사는 그중 한 과목에 해당합니다.”

도입 단계인 반려동물행동교정사
“사회화 훈련과 사회성 훈련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해”


정 교수의 말에 따르면, 국내에 반려동물행동교정사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1년도 채 되지 않 았다. 실제로 대중매체에서 반려동물의 행동을 교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은 오랜 기간 반려견 훈련을 해온 애견훈련사들이다.

“애견훈련사 1급을 따려면 3급을 취득한 후에 5년의 경험이 쌓여야 합니다. 하지만 반려동물행동교정사는 몇 개월의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죠. 최근에는 지자체 등에서 반려동물 관련 민원이 발생한 주민을 상대로 무료 교육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반려동물행동교정사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질은 ‘반려동물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다. 반려동물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아가려는 노력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행동을 교정하는 방법론에 급급하기보다, 실제 반려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직 국내에는 반려동물 훈련 및 교육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반려동물을 훈련하거나 교육할 때, 최초의 의도와 목적을 구분하지 않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긍정적인 방법이면 옳고, 부정적인 방법이면 나쁘다는 편견이 있죠. 특히, 반려견은 사회화 훈련과 사회성 교육을 잘 구분해서 받아야 하는데요. 이 차이를 인식하고 반려동물의 행동을 교정하는 전문가는 극히 드문 상황입니다.”

사회화 훈련은 가족과 반려견이 함께 살아가며 부딪히는 여러 상황에 대비해 규칙을 정하고 특정 행동을 하지 않도록 가르치는 것을 뜻한다. 그런가 하면 사회성 교육은 성격 형성기인 강아지가 주변 환경에 놀라지 않도록 촉감‧오감 놀이 등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행동교정사 교육을 받을 때는 강사의 전문성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도 감안해야 한다. 일반 반려견과 경비견을 교육하는 방식이 다른 것과 같은 이치다.

‘반려동물’ 매개로 다양한 직업 세계 열릴 것

전문 강사, 공무원, 교수, 기업 취업 등 반려동물에 관한 일은 많다. 먹고 입고 배우는 모든 시장이 열려 있어 전망도 밝다. 견종 표준과 견체학을 기준으로 도그쇼에서 애견의 표준과 보행, 표현을 심사하는 ‘애견심사원’, 일반 애견을 훈련하거나 특수 목적 활동을 전문적으로 훈련하는 ‘애견트레이너’, 동물과 교감하고 대화하는 전문가인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사용자인 반려동물 관점에서 옷을 디자인하는 ‘애견 옷 디자이너’, 베이비시터처럼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펫 시터’ 등 이전에 없던 직업이 계속 생긴다.

“혼인율이 떨어지면서 가구 수는 줄어들지만, 반려동물 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과 관련한 직업의 전망도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죠.”

가족 구성원과도 같은 반려동물을 대하는 직업인 만큼, 책임감과 성실성을 갖춘 전문가 양성이 우선이라고 말하는 정광일 교수. 현재 사회에 정착한 여러 직업도 한때는 신종 직업이었을 때가 있었다. 반려동물행동교정사처럼, 반려동물을 매개로 생겨날 새로운 직업이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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